배우자 혹은 연인을 어떻게 만나셨습니까. 학교 도서관에서 만난 짝사랑 그녀의 자리에 몰래 캔커피를 올려놓으셨는지요. 집안 어르신들이 주선한 선일 수도 있겠군요. 혹은 친구의 친구나 지인의 소개팅일 수도 있을 테고요. 당신이 40세 이상이라면 아마도 집(가족)·학교·직장 등을 연결고리로 한 만남, 즉 당신의 사회적 자본을 토대로 한 만남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즘 만남은 물리적 거리와 실존적 제약을 뛰어넘습니다. 서울과 부산 사는 남녀가 스마트폰이 점지해준 배우자를 만나 결혼합니다. 다른 방에 와 있을지도 모를 이상형을 연결해 주는 술집도 성업 중입니다. 네트워크 사회에서 스마트해진 혹은 조금 가벼워진 2030세대의 애정지사(愛情之事)를 소개합니다.
22일 결혼식을 앞둔 김예전(27·여·학원강사), 서창곤(27·회사원)씨 커플. 예복 확인, 신혼여행 조율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것은 여느 예비 부부와 다르지 않다. 독특한 점이 있다면 이들은 한 소셜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연결된 사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우연히 가입한 후 잊고 있다 정지 신청하려고 들어갔는데 그날 도착한 신랑의 프로필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닉네임 ‘참한남자’로 소개된 남자는 김씨의 이상형에 가까웠다.
이들은 각각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표하는 ‘OK권’을 결제해 만났다. 이어 1년6개월 동안 부산과 거제도를 오가는 러브스토리가 시작됐다. 김씨는 “소셜 데이팅을 통해 만났다는 얘기를 하면 주변 사람들이 색안경 끼고 보는 것이 불편할 뿐 최고의 배우자를 만난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예비 부부는 이들을 연결해 준 소셜데이팅 업체에 청첩장을 보낼 계획이다. 결혼정보회사와 채팅방 사이, 소셜 데이팅 2030세대의 애정시장이 무한 확장 중이다. 만남 자체가 학교나 직장·동호회 등의 테두리를 한참 벗어난다. 특히 온라인을 이용한 만남이 자연스럽다. 현재 스마트폰이나 온라인으로 데이트할 수 있는 소셜 데이팅 서비스는 90여 개에 달한다. 소셜 데이팅 서비스는 가입비만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결혼정보회사 서비스와 1회성 만남 위주로 진행되는 ‘묻지마 채팅방 서비스’의 중간 지점에 있다.
가볍지만 건전한 만남을 표방하면서 하루 1~3개씩 이성의 프로필을 가입한 회원에게 보내는 형태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동한 서비스, 반경 1㎞ 이내 있는 이성의 연락처를 알려주는 서비스, 자신의 취향대로 블로그를 만들어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이 있다.
대부분 20~38세로 가입 연령 제한을 둔다. 2010년 12월 가장 먼저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 ‘이음’은 낮 12시30분에 전송되는 이성 프로필을 선택하거나 싫을 경우 패스(통과)할 수 있다. 이름, 연락처 공개는 상대방이 승인한 후에 이루어진다. 24시간이 지나면 그날의 프로필은 삭제된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김미경 이음 PR 팀장은 “소개팅을 주선한 친구에게 살 커피 한 잔 값으로 인연을 만난다는 컨셉트가 적중했다”고 말했다. 가입은 무료이고 마음에 드는 프로필이 있을 경우 3300원짜리 OK권을 구입해 승인하고 상대도 승인했을 때 연락처와 이름을 교환할 수 있다.
4~5번의 만남을 알선해주고 300만~500만원을 받는 기존 결혼정보회사의 서비스에 비하면 매우 합리적인 금액이다. 이 회사의 서비스 가입자는 수는 30여만 명, 서로 OK를 주고받는 횟수는 하루 800쌍(1600건)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전화나 문자메세지, 카카오톡 등으로 인연을 이어가다 오프라인에서 만날지를 결정한다.
김 팀장은 “회사로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려온 커플이 40쌍에 달한다”며 “집계되지 않은 커플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는 한국만의 상황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온라인 데이팅 시장 규모는 연간 4조원, 이 중 모바일 데이팅 시장 규모는 1조6000억원이다.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의 경우 정확한 시장 규모를 산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만혼과 비혼이 늘어나고 있어 데이트 시장이 결혼 시장 규모를 앞지를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20~39세 미혼 인구 620여만 명 중 약 11%에 해당하는 69만여 명이 상위 3개 서비스(이음, 정오의 데이트, 코코아북 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의 서비스에 가입한 사용자를 감안하더라도 온라인 데이팅을 통한 만남이 더 이상 드물지 않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어렵지 않게 소셜 데이팅 서비스 사용자를 찾을 수 있었다. 송모(28·회사원)씨도 그중 하나다. 송씨는 “출근길에 심심풀이로 이용했는데 몇 주 후 끌리는 사람이 나타나 데이트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2주 동안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하다 오프라인에서 만났고 내년 초 결혼할 계획이다.
그는 “처음엔 친구들이 놀리고 뭔가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닌지 의심받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그냥 만남의 수단 중 하나로 봐주
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패드로 상대 고르는 ‘부킹 호프’ 성업
신세대의 캐주얼한 짝 찾기는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진다. 최근 대학가엔 즉석 부킹이 가능한 ‘부킹 호프’가 성업 중이다. 지난해 등장하기 시작해 신촌·홍대·건대 입구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웨이터 손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나이트클럽식 부킹을 상상하면 오산이다.
아이패드를 이용해 호프집 다른 방에 있는 이성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라 합석하는 형태다. 12일 이른 저녁, 부킹 호프인 신촌 S주점은 평일인 데도 성업 중이었다. 방 50개를 갖춘 이 호프집은 홍대와 신림동·신천에 지점도 열었다. 입장 후 부킹 의사를 밝히면 종업원이 아이패드를 가져다 준다.
호프집 앱에 방번호와 연령대·성별·인원·닉네임 등을 입력하면 다른 방에 있는 사람들의 프로필도 확인할 수 있다. 주점 종업원은 “주중엔 대학생들이, 주말엔 30대 직장인들이 많이 온다”면서 “주말엔 자리가 없어 대기표를 받고 줄을 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술집을 찾은 대학생 윤모(22)씨는 “또래 친구들이 많아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온다”고 말했다. 그는 “운명의 짝을 만나겠다는 마음은 아니지만 여기서 노는게 나름 재미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역시 대학생인 정모(21·여)씨도 “부킹을 한다고 더 비싼 것도 아니어서 친구들과 술을 마실 겸 자주 온다”고 말했다.
그는 “정색하고 만나는 소개팅과 다르게 부담이 없고 실제로 아는 언니 중에서 여기서 만나 지금까지 잘 사귀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빅3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 이용자 69만 명 기성세대의 눈엔 소셜 데이팅이나 부킹 호프(혹은 부킹클럽, 부킹 주점)가 쉬운 만남으로 보이지만 이들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일축한다.
여자친구를 소개팅 앱으로 만났다는 조한웅(27·의학전문대학원)씨는 “주변에 인연이 없는 것 같으면 동아리에 가입하거나 클럽에 가서 여자친구를 만들기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앱은 그저 간편하게 만날 수 있게 도움을 줄 뿐,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회사원 강모(35·여)씨는 “선도 보고, 소개팅 앱도 이용하고, 친구들이 해주는 소개팅도 다 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만났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연애를 이어갈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통로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젊은 층의 긍정적 반응과는 달리 이런 가벼운 만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소개의 고리(주선자)가 없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최근 아들(38)이 데려온 여자친구(31)를 만난 김모(65)씨가 전전긍긍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씨는 “스마트폰으로 만났다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며 “내색은 못했지만 며느릿감이 혹시 ‘놀던 아이’가 아닐까 해서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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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24·여)씨는 “호감이 있어 데이트에 응했는데 그쪽에서 나를 한 번 보고 연락을 끊어 창피했다”며 “그렇게 연락이 두절되면 주선자가 없기 때문에 이유도 알 수 없어 좌절감이 크다”고 말했다. 양모(26·대학생)씨는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외로워서 심심풀이로 했는데 업체가 이런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각 소셜 데이팅 업체엔 “실제 외모가 사진과 많이 달랐다” “내가 밥을 샀는데 상대방이 예의 없게 잠수 탔다”등의 불만사항이 수시로 접수된다. 특히 사용자가 기재한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점이 위험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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